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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여행 일지

[대만 여행] Day 3 - 타이베이 101, 쑹산 문화창의공원, 치아더 펑리수

by 설둥 2023. 2. 17.

춘절 타이베이 산책

 

 여행 셋째 날이었던 1월 22일은 대만의 춘절 당일이었다. 딱히 꼭 어딜 가야겠다고 정해놓은 것은 아니었는데 일행이 치아더 펑리수를 꼭 사야 한다고 해서 타이베이에 하나밖에 없는 치아더 펑리수 매장에 가기로 했다. 전날 다녀온 투어의 여파로 조금 지쳤던 우리는 12시쯤 느지막이 나와서 숙소 근처 식당에 저녁 식사를 예약해 두려고 했지만 춘절이라 식당이 닫아서 예약을 실패했다. 춘절의 악몽이 시작되었던 시점이다. 점심은 먹어야 했기에 그나마 연 곳이 조금이나마 많을 것 같은 타이베이 101 근처로 가보기로 했다. 

 

타이베이 101

 

 날씨는 너무 쾌청하고 좋았다. 1월임에도 불구하고 맑은 날 낮에는 반팔 반바지만 입어도 충분하다. 지하철을 타고 타이베이 101로 와서 일단 푸드코트로 가보았는데, 구글 맵에서는 영업 중이라고 했었던 딘타이펑은 문을 닫았고 푸드코트에 있는 다른 가게들은 사람이 미어터질 것 같이 많았다. 뭔가 대만스러운 것을 먹고 싶었던 우리는 백화점 층에 있던 샤부샤부 집에 가보았는데 줄은 전혀 없었지만 가격이 2인 세트에 30만 원 선이었다. 줄 선 사람이 왜 없는지 알 수 있었다. 결국 타이베이 101에서 나와서 그 옆에 가까이 있던 쇼핑센터로 갔다. 

 

 ATT 4 FUN이라는 복합 쇼핑센터인데 여기 식당가는 춘절임에도 불구하고 대체로 다 영업중이었지만 대신 만석인 경우가 많았다. 식당을 찾아 헤매느라 2시간가량을 써버린 후 너무 지치고 힘들었던 우리가 결국 간 곳은 한국의 떡볶이 프랜차이즈인 두끼 떡볶이였다. 대만에까지 와서 두끼 떡볶이라니 심지어 한국 가격보다 2배는 더 비싼 값에 먹었다. 그래도 남편과 나는 두끼 떡볶이를 먹어본 적이 없어서 대만에서 처음 먹어본 것인데 나름 만족하면서 먹었다. 한국 돌아와서 언젠가 다시 두끼 떡볶이에 가기로 했다.

 여담으로 여기 화장실에 갔다가 화장실 안에 휴대폰을 두고 나왔는데 다시 식당으로 돌아온 다음에 깨달았다. 해외 여행 중 어딘가에 휴대폰을 두고 나온 것은 처음이었다. 당연히 누군가 가져갔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바로 뛰어갔는데 내가 들어갔던 칸에 이미 누군가 볼일을 보고 있었다. 그 사람이 나온 뒤에 살펴보니 다행히도 그 자리에 그대로 핸드폰이 있었다. 대만 시민의식과 치안 상태가 좋은 것 같다.

 

 

쑹산 문화창의공원에서 치아더 펑리수까지

 

출처 : 타이베이 관광 웹사이트

 

 치아더 펑리수를 향해 걸어가는 길에 쑹산 문화창의공원이 있어서 들려보았다. 원래는 담배공장이었던 건물을 개조해서 여러 가지 디자인, 아이디어 상품들을 판매하고 있다. 여기까지 오는 길도 너무 힘들어서 중간에 카페라도 들리려 했지만 연 곳이 없었다. 한 군데 연 곳은 만석이었다. 춘절에는 절대로 대만에 오지 않으리라 다시 한번 다짐했다. 문화창의공원 내에도 카페가 원래라면 몇 군데 있지만 다 닫은 채였다. 내부에서 판매하는 제품들을 둘러보니 한국에서도 보통 이런 아이디어 샵에 가면 파는 액세서리나 문구류, 혹은 가죽 상품들 등이었다. 대만에서만 구할 수 있는 특별한 수제품들을 만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그렇진 않았다. 소개글에 낚여버렸다.

 공원을 나와서 계속 걷는 게 너무 힘들었지만 쉴 곳이 없었다. 한 블록 내에 카페가 몇 개씩 있는 우리나라와는 달리 주택가에는 그냥 빌라들만 가득하고 그나마 몇 개 있던 가게들도 다 닫아버려서 갈 수가 없었다. 원래는 산책 삼아 여행지를 걷는 걸 정말 좋아하는데 중간에 들릴 곳이 하나도 없으니 전혀 아니었다.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그냥 택시를 탔어야 했지만 그땐 가는 길에 뭔가 구경할 것들이 있지 않을까 생각했었다. 하지만 아무것도 없었다.

 치아더 펑리수에 도착했는데 펑리수 가게 역시 닫은 채였다. 그래도 여기까지 찾아오는 사람들을 위해서 비록 가게는 닫았지만 치아더 펑리수 오리지널 맛(파인애플 맛)은 상자를 따로 빼놓고 판매하고 있는 중이어서 다행히 구입은 할 수 있었다. 리뷰에 보니 월넛 맛이 맛있다고 해서 내심 월넛 맛을 구매해야지 생각했었는데 선택권이 없었다. 펑리수는 대체로 많이 달기 때문에 그리 좋아하진 않는데 비싸서 그런지 괜히 치아더 펑리수가 더 맛있는 것 같긴 하다.

 

 펑리수 매장 앞에 바로 지하철 역이 있어서 지친 몸을 이끌고 바로 숙소로 돌아가려다가 맥도날드를 발견하고 잠깐 쉴 겸 들렀다. 나는 맥도날드 소프트콘을 정말 좋아하고 남편은 치즈버거를 좋아해서 하나씩 먹어보았다. 소프트콘이 한국과는 다르게 미니 사이즈와 일반 사이즈가 있었는데 우리가 아는 한국 소프트콘 사이즈가 당연히 일반 사이즈일 줄 알고 시켰지만 엄청 거대한 소프트콘이 나왔다. 가격이 한국 돈으로 1,200원 정도였고 더 비싼 만큼 더 많이 나왔다. 별로 만족스럽게 먹은 게 없어서인지 치즈버거도 굉장히 맛있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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